[기타]어린왕자_독후감

디자이너피스
2022-10-25
조회수 1009

📔 「어린왕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열린책들

📖 132 페이지

★ 3.3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봤을 명작, '어린왕자'


과연 이 책으로 어떻게 독서토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예상밖으로 다양한 인사이트가 폭주했다.


토론을 하면서 나도 어느 순간 어린왕자가 말하는

한 명의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깊게 체감했다.

오랜만에 다시 읽는 책이어서 주인공이 당연히

어린왕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ㅋㅋㅋㅋㅋ


어린왕자의 진짜 주인공은 사막에 불시착한 파일럿으로, 작가 본인인 것 같다.

첫 날 아침, 주인공은 어린왕자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다.


🔖 '저기.. 양 한마리만 그려줘'(p.12)


사막 한복판에서 그것도 비행 중 모터 고장으로 비상착륙 곳에서 우연히 만난 어린왕자.

그는 자기 별에 데려갈 양 한마리를 그려달라고 요청한다.

허나 주인공은 여섯 살 때 화가의 꿈을 포기했기에,

어린왕자의 부탁에 대뜸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려 준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상상력을 잃어버린 어른들은 모두 주석이 필요했던 그림. 

그렇지만 어린왕자는 한눈에 알아본다.


이 장면을 통해 주인공이 사막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순수하고 어린 시절의 모습을 '어린왕자'로 만난 것으로 느껴졌다.


••


어린왕자는 소행성 B612 출신이다.

집 한채 크기보다 아주 약간 큰 별이다.


어린왕자가 그의 별을 떠난 이유는 장미 때문이다.

미성숙한 시기에 장미와의 관계에서 겪은 상처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가.

아무리 주인공이 열린 태도로 어린왕자의 고민 상담을 해주어도,

사막에서 비행기를 고치는 주인공에게 '장미와 가시'는 그리 중요한 대화가 아니었을 것이다.


🔖 나는 그 어려운 수리를 혼자서 감당해 볼 작정이었다. 

나로서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였다. 겨우 일주일동안 마실 물 밖에 없었다.(p.10)


🔖 나는 그때 내 모터에 너무 꽉 조여 있는 볼트를 푸느라고 온 정신을 다 쏟고 있었다. 

고장이 아주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몹시 걱정스러웠고, 

마실 물은 다 떨어져 가니 최악의 경우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p.30)


🔖 나는 말이야, 중요한 일을 하느라고 바쁘단 말이야!!


🔖 아저씨도 어른 같이 말하네! 아저씨는 모든 걸 혼동하고 있어. 

아저씨는 모든 게 다 뒤죽박죽이야! 아저씨는 버섯이야!(p.33)


꽤나 혼동스러웠다.

비행기를 고치는 일이 중요한 일이 아니라니.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한 일이란 말인가.

저 하늘 어딘가에 있는 장미가 양에게 잡아먹히는 일을 상상하는 것?

어린왕자의 무한한 상상력을 존중하는 것?


어린 왕자는 그동안 여행하며 만난 어른들의 이야기를 해준다. 

권위의식에 가득찬 왕, 남들의 인정에 목마른 허영쟁이, 끝없는 자기비하의 굴레에 빠진 알코올 중독자, 

은행 속 잔고만 보고 사는 사업가, 책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지리학자 등.


모두 자신이 하는 일이 그토록 '중요해서' 정말 중요한게 무엇인지 찾지 못한 사람들이다.

어린왕자의 시선으로 본 어른들의 고루한 모습이 담겨 있다.

🔖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p.90)


🔖 눈은 장님이야. 마음으로 찾아야 해(p.103)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한가지 조언을 건넨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


사람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누구나 세상으로 첫 발을 내디딘 순간에는 걱정도 많고, 불안했을 것이다. 

어쩌면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대신, 자기 별로 돌아가고 싶었을 수도 있다.

 어린왕자 역시 많은 곳을 돌아보고 왔지만, 보지 못하였다.


그들이 생각하는 중요한게 무엇인지.

여우의 말대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한 어린왕자 역시 알 수 없었다.


어린왕자만의 일은 아닌것 같다.

누구든 어렸을 때에는 자기만의 별에서 혼자 산다.

전쟁, 우주, 세계여행. 다양한 꿈을 꾸며.


점차 어른이 되어 갈 수록,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서

상대방이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무엇인지 관심을 갖게 되고, 귀 기울여 듣는다.


마치 어린왕자가 자기만의 별을 떠나 지구에 도착한 것 처럼. 그렇지만, 저자가 사막에서 어린왕자를 잠시 만났던 것처럼. 나도 짧게나마 나의 어린왕자를 책을 통해 떠올려보았다.

보아뱀으로 시작한 어린왕자 이야기는 그렇게 노란뱀으로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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